조건만남 협박해 지적장애인 돈 갈취한 20대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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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자살로 종결됐던 지적장애인의 죽음이 조건만남을 빌미로 돈을 요구하는 일당의 협박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의정부경찰서는 지적장애인을 협박해 돈을 갈취한 A씨(21)를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하고, 여자친구 B양(17)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생활비를 마련하고자 지난해 10월 B양을 통해 C씨(24·지적장애 3급)에게 접근했고 이 과정에서 둘은 조건만남을 가졌고, 이후 A씨는 C씨에게 “미성년자와 조건만남을 했으니 돈을 주지 않으면 다 알리겠다”고 협박하기 시작했다.

A씨 등은 C씨의 말투가 어눌하다는 사실을 파악, ‘장애인 같다’는 사실을 알고 이때부터 꾸준히 협박하며 같은 해 12월까지 7차례에 걸쳐 모두 2천300만 원가량을 뜯어냈다. 그러던 지난해 12월 18일 의정부시의 한 공원에서 C씨가 목을 매 숨졌다.

당시 C씨의 행동이 달라짐을 본 유가족들이 “자살할 리 없다. 이상하다”며 그간의 정황을 경찰에 말했고, 담당 경찰관이 이상하다 싶어 그때부터 수사에 나섰고, 결국 경찰은 C씨가 지속적으로 협박받고 돈을 준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C씨는 계속되는 돈 요구에 모아둔 적금을 깨는 한편 제2금융권에서 대출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고 더 이상 줄 돈이 없어 자살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경찰은 “유가족들이 숨진 C씨의 한을 풀어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왔다. 잘못된 만남으로 이처럼 끔찍한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의정부=조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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