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학대 어린이집 피해 아동엔 장애 가진 아이도
제주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 5명이 원생 십여명을 학대한 사건에서 피해 원아 가운데에는 장애 아동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된 지난 2월 16일 이전 60일치 어린이집 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현재까지 학대를 당한 것으로 파악된 원아는 총 13명이며 이들 가운데는 장애 아동이 1명 포함됐다.
문제의 어린이집은 일반 아동과 특수 아동이 함께 보육 서비스를 제공 받는 장애아 통합 어린이집이다. 3월 현원 54명 가운데 11명이 장애 등급을 받았거나 장애 진단서를 발급 받은 아동이다. 이번 수사에서 피해를 학대가 확인된 장애 아동은 청각 장애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보육교사 2명을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혐의로 입건한 데 이어 또 다른 보육교사 3명을 추가 입건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원생 13명을 폭행하는 등 신체적 학대를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기간 어린이집 내부가 녹화된 CCTV에는 아이의 머리와 가슴을 때리고 넘어진 아이를 질질 끌고 가는 등 신체적 학대만 1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학대 사건은 아이의 귀가 빨갛게 부어오른 것을 발견한 한 학부모가 지난달 16일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하면서 드러났다.
보육교사 상당 수가 직접 학대를 가하거나 학대를 묵인 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조사가 진행되면 피해 아동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달 중 아동학대 저감에 방점을 둔 제주도 아동학대 예방 및 보호 종합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종전 ‘학대아동 보호 중심’의 정책 시행으로는 아동 학대 근본적 개선이 어렵다고 판단해 3월 중 광역아동보호전담기구와 아동복지심의위원회 회의를 열어 관련 방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제주지역 아동 학대 판정 건수는 2017년 344건에서 2020년 536건으로 크게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