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노예' 장애인 학대 신고에도…인력 부족에 한 달 지나 현장조사"
[국감브리핑] '인력 부족' 장애인권익옹호기관. 72시간내 출동 46.8% 그쳐
강선우 "상당수 발달장애, 의사소통 어려워…기관 인력 충원 필요"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1.1.1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2019년 전남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배만 두 번 이상 타고 가야 하는 한 섬의 주민으로부터 지적 장애인에 대한 노동력 착취가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았다. 다만 전남 지역 전체를 전담해야 하는 조사원은 단 2명. 이들은 위급한 신고를 우선 소화하느라 한 달 뒤에나 그 섬을 방문할 수 있었다.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인력 부족으로 피해자 보호와 예방 조치를 제때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20일 제기됐다.
해당 기관은 장애인 학대를 예방하고 피해 장애인에 대한 지원과 사후관리를 담당하는 보건복지부 산하 전문기관이다. 지난 2017년 중앙과 17개 시·도에 한 곳씩 개설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당 기관에 신고 접수 후 최초 조사까지 72시간 내 조사가 이뤄진 비율은 2018년 50.4%, 2019년 48.9%, 2020년 46.8%에 그치며, 해마다 그 비율이 낮아지고 있다.
매뉴얼에 따르면 신고 접수 후 지체 없이(72시간 이내, 2인1조) 출동해야 하지만 기관별 조사·상담인력은 2명에 불과해 즉각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장애인 학대 의심 사례는 2018년 1835건에서 2020년 2069건으로 2년 새 12.8% 증가했다.
피해자는 대부분 발달장애인(69.9%)이며 본인 신고율은 11.9%로, 아동학대 본인 신고율(13.1%)보다 낮다. 특히 발달장애인은 인지와 의사소통이 어려운 만큼 피해사실 확인 등 현장 조사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런데 각 지역별 장애인옹호기관에는 현장 조사원 2명을 비롯해 기관장 1명, 행정직원 1명 등 총 4명이 배치됐고 이들이 해당 광역지자체의 모든 장애인 학대 업무를 전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중앙과 지역 등 장애인옹호기관 전체 인력은 67명으로,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는 아동기관(1885명), 노인기관(343명)과 인력 차이가 크다.
이에 '2인 1조' 규칙 또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로 현장 조사원이 위협을 받은 사례도 나오고 있다.
올해 5월 충남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선 40대 여성 기관장이 가족의 장애인연금을 부당하게 사용한 학대행위자를 혼자 조사했다가 2차 피해를 받기도 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인력 부족 문제로 피해 장애인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가족에 대한 상담과 지원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재학대 예방을 위한 사후모니터링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사후모니터링 실시 비율은 70.7%로 사례별 평균 모니터링 횟수는 약 2회에 그친다. 그밖에 학대 예방을 위한 교육 등 법률에서 규정한 기관의 고유 업무도 제대로 수행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 기관 예산은 매해 감소하고 있다. 2019년 36억8700만원의 예산이 배정됐지만 2022년에는 26억1600만원으로 3년 새 10억원 이상 감소했다.
강선우 의원은 "장애인 학대 피해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발달장애인의 경우 피해자 본인 신고율이 낮고,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신고 단계부터 피해자 지원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인력 부족으로 인해 학대 대응 매뉴얼에 따른 기본적인 업무수행조차 어려운 실정"이라며 "내년 2월부터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성과를 평가하게 되는데 평가제도 시행에 앞서 현실적인 수준의 인력 충원을 우선 뒷받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문보기(출처- 뉴스1 "'섬노예' 장애인 학대 신고에도…인력 부족에 한 달 지나 현장조사" : 네이버 뉴스 (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