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지적장애 이모 때려 살해, 방치한 부모 2심도 실형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자신의 딸이 지적장애가 있는 이모를 때려 살해한 것을 방치한 60대 부부가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고법판사 박정훈·김주성·황민웅)는 25일 유기치사·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각기 징역 6년과 징역 2년을 받은 A(63·여)씨와 B(68)씨의 항소심에서 A·B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1심을 유지한다"고 판시했다.
부부인 A·B씨는 지난해 5월14일부터 17일 사이 전남 여수에서 모텔을 운영하면서 딸 C(37)씨가 지적장애를 앓는 이모 D(60)씨를 폭행해 사망에 이를 때까지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당시 딸 C씨가 D씨의 목을 조르고 심하게 때려 뼈가 부러진 것을 알면서도 묵인했다. 특히 숨을 제대로 쉬기 어려운 상황인 D씨를 구호하지 않고 이불 보관실에 방치해 숨지게 했다. 또 범행을 숨기려고 모텔 폐쇄회로(CC)TV 전원을 끄고 D씨의 장례를 급하게 치르려다가 적발됐다.
A씨는 지적장애인 D씨에게 11년 동안 급여를 주지 않고 모텔의 청소·빨래를 강요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마구 때린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D씨는 A씨 아버지에게 입양돼 A씨와 법률상 자매 관계였다.
앞선 1심은 "A·B씨가 보호할 의무가 있는 D씨를 유기한 점, 왜소하고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D씨에게 노동을 강요한 점, 죄책이 중한 점 등을 두루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이들 부부의 딸 C씨는 살인 등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